사상최고치 랠리 속 거래대금 30조 돌파…세제개편 쇼크 이후 첫 회복

2025.09.14
사상최고치 랠리 속 거래대금 30조 돌파…세제개편 쇼크 이후 첫 회복

세제 개편안 발표 여파로 위축 흐름을 보였던 국내 주식시장이 코스피의 연속 최고가 경신과 함께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활기를 회복하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매매규모가 23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5.0%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점을 뚫고 나선 10일 이후의 변화다. 이날 매매대금은 29조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7.3%가량 급증했고, 11일과 12일에는 각각 31조453억원, 31조9753억원을 나타내며 30조원 벽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7월 31일 정부의 조세정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일일 매매액이 30조원을 상회한 것이다.

시장별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의 10일부터 12일까지 평균 매매액은 14조1943억원으로 직전 일주일(9월 1~9일) 평균 대비 57.1% 증가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같은 기간 8조5440억원으로 51.1% 늘었고, 코스닥 시장도 7조9549억원으로 29.2% 확대됐다.

불장 재개 신호와 함께 투자 여유자금도 크게 불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증권계좌에 보관 중인 예탁금은 11일 현재 71조118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7.1% 증가했다. 또한 신용융자를 통한 투자도 22조4362억원 규모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도 눈에 띈다. 지난 8일부터 해외투자자들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4조202억원을 국내 시장에 투입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1조4920억원, 1조9250억원을 집중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준비자금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시장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대차거래 잔액은 12일 기준 105조216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월말 대비 9.3% 늘어났다.

증권업계에서는 기대감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복원되면서 정책 추진력이 회복된 상황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된다면 코스피는 연말까지 현재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9월 들어 코스피 상승과 함께 변동성지수도 동반 상승하는 패턴이 관찰된다"며 "과거 데이터를 보면 지수 상승과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달의 다음 달 평균 수익률은 높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세장의 막바지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I 투자 열풍은 계속되고 있지만 채권과 금 시장의 움직임은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