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회장 아들 이지호씨, 미국 시민권 반납하고 해군 장교로 입영

2025.09.15
삼성 이재용 회장 아들 이지호씨, 미국 시민권 반납하고 해군 장교로 입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째 아들 이지호(24)씨가 미국 국적을 포기한 채 15일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군 복무를 시작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5분경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기지사령부 제3정문을 미니밴에 탑승해 통과하며 조용히 입소했다.

당일 현장에서는 입영자의 신분 확인이 위병소와 그로부터 수십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동시에 이뤄졌는데, 이씨가 탄 차량은 별도 장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해군 측은 "이씨가 가족들과 함께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친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여동생이 동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제139기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11주간의 장교 교육과정을 거쳐 올해 12월 1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계획이다. 교육 기간과 임관 이후 36개월의 의무복무를 합쳐 총 39개월간 군생활을 하게 된다. 구체적인 보직과 근무 부대는 교육 성과와 각 병과별 인력 필요에 따라 임관 시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2000년 미국 출생으로 한미 이중국적을 보유했던 이씨가 해군 장교 경로를 선택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복수국적자의 경우 일반 사병으로 입대하면 외국 국적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교가 되려면 반드시 해외 시민권을 포기해야 한다. 이씨는 스스로 미국 시민권을 반납하고 가족들을 설득해 장교의 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선택을 두고 재계에서는 사회 지도층의 책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병역대상자의 자원입영 사례는 연간 100여 명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대기업 총수 가문의 이번 결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른 재벌가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는 2014년 해군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청해부대 파병과 서해 북방한계선 근무를 수행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도 각각 공군 통역장교와 공군 장교로 복무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학군장교로 육군 특공연대에서 임무를 마쳤다.

이번 입영과 관련해 현장에서 만난 같은 기수 후보생은 "뉴스를 통해 알게 됐는데 같은 동기라니 신기하다"며 "무사히 훈련을 마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들은 평소보다 강화된 보안 체계로 입영식을 진행했으며,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행사가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