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한국 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장기 로드맵에 속도를 낸다. 급증하는 글로벌 K-뷰티 열기에 발맞춰 플랫폼 차원의 전폭적 지원에 나선 것이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1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K-뷰티 고 빅(K-Beauty Go Big)' 이니셔티브를 3개년 전략으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장기 계획으로 격상한 배경에는 전 세계 시장에서 K-뷰티가 거둔 놀라운 성과가 있다.
실제 미국 아마존에서 한국 화장품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하며 전체 카테고리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1200여 개 K-뷰티 브랜드가 2만 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며, 최근 1년간 1900만 명이 한국 제품을 구매했다. 아마존 내 뷰티 검색어의 20%가 K-뷰티 관련 키워드일 정도로 소비자 관심도 뜨겁다.
일본 시장에서의 약진은 더욱 눈에 띈다. 한국은 2023년 프랑스를 제치고 일본 최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올라섰으며, 아마존 재팬 내 K-뷰티 매출 규모는 지난 10년간 50배 확대됐다. 온라인 화장품 구매의 45%가 이뤄지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입지가 확고해진 셈이다.
아마존은 이번 3개년 전략을 통해 브랜드 성장 가속화, 트렌드 주도 셀렉션 개발, 신규 고객 확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한다. 우선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을 도입해 제품 등록 절차를 단순화하고 상품 목록을 자동 최적화한다. 연매출 100만 달러까지 판매액의 5~10%를 지원하는 신규 셀러 인센티브 프로그램에는 광고 혜택도 추가된다.
제조사와 브랜드, 고객 데이터를 연계한 '버티컬 인티그레이션 프로젝트'도 확대해 아마존 독점 상품 개발을 돕는다. 이를 통해 기존 20개에서 36개로 독점 제품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프라임 비디오와 협업한 뷰티 서바이벌 '저스트 메이크업' 방송, 오프라인 팝업 행사, 신규 프라임 회원 대상 샘플링 박스 제공 등 다각도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선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K-뷰티는 아마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 중 하나"라며 "향후 3년 안에 스킨케어 점유율을 현재의 2.5배로 확대하고, 메이크업과 헤어케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뷰티는 스킨케어 중심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에는 헤어케어와 이너뷰티, 메이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갈 전망이다. 특히 헤어케어는 두피 세럼이나 탈모 관리 같은 고단가 특화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증대를 노린다.
K-뷰티의 글로벌 돌풍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확인된다. 올리브영은 2019년 글로벌몰 론칭 후 현재 150개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335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무신사도 일본 법인을 통해 K-뷰티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들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8%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는 합리적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SNS와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확산력이 크다"며 "현지화 전략까지 잘 맞아떨어지면서 글로벌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마존 글로벌셀링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아마존 뷰티 인 서울' 콘퍼런스를 개최해 업계 전문가들과 K-뷰티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