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찾아 사업 전반을 점검하는 현장 리더십을 보여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중소형과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제조의 핵심 거점인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생산공정을 살펴보고 임직원들과 소통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4조1000억원 규모 투자로 건설 중인 8.6세대 IT전용 OLED 제조라인에 집중됐다. 해당 설비는 2026년부터 정식 가동되며, 태블릿과 노트북 등 정보기술 기기용 패널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기존 6세대 대비 2배 이상 확대된 유리원판 활용으로 제조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 고객사들의 태블릿용 OLED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핵심이다. 특히 애플이 아이패드에 OLED를 도입하고 맥북 적용도 검토 중인 상황에서, TV 시장 침체 속 IT 기기 패널이 중대형 OLED 시장의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시장 진출로 경쟁 양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37%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BOE, 비전옥스, CSOT 등 중국 3사의 합산 점유율이 38%에 달해 추격을 받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들도 8.6세대 OLED 설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기술 우위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차량용 OLED 브랜드 'DRIVE'를 론칭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도 나섰다.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차량용 OLED 시장이 2030년 48억60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의 아산캠퍼스 방문은 2023년 4월 투자협약식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에도 퀀텀닷 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차세대 기술 개발 전략을 점검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고 기술 초격차를 재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회장은 올해 6월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점검에 이어 지속적인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 아이폰17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중국 BOE의 신규 진입으로 3파전 체제가 된 공급망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