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한민국 미술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미술여행'이 전국적으로 완판 열풍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 추진하는 이번 여행 프로그램은 전시 기획자 및 도슨트와 함께 미술관과 화랑, 비엔날레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9월 한 달 동안 전국 5개 권역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경기·강원부터 제주까지 총 14개 코스로 구성됐으며, 기존 예술경영지원센터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공모 선정된 지역 예술 단체들이 직접 운영을 맡아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사전 예약 개시 후 대부분 코스가 조기 완판되면서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주요 비엔날레와 연결된 코스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지역 미술 자원을 연계한 청주 루트,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양동전통시장을 함께 탐방하는 광주 코스, 대구사진비엔날레와 지역 축제를 결합한 대구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참가자들은 "전문 해설이 함께해서 현대미술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비엔날레 외에도 다양한 전시 공간을 체험할 수 있어 가을 나들이로 안성맞춤"이라고 평가했다.
접근성이 까다로운 지역 명소를 찾아가는 코스도 인기몰이를 했다. 뮤지엄 산과 이함캠퍼스, 여주미술관을 잇는 경기·강원 루트는 가장 빨리 매진됐다. 부산 프로그램은 비디오아트페스티벌과 미술관, 작가 작업실을 연결하는 4개 투어로 기획됐고, 담양 여행은 현대미술·공예와 자연유산을 동시에 경험하는 참신한 접근으로 주목받았다. 제주 코스는 산지천을 따라 걷는 사진 투어로, 도슨트와 민속학자, 사진작가가 동행하며 특별한 체험을 선사한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는 예술 단체가 기획한 덕분에 이번 미술여행은 미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지역 맞춤형 코스로 자리잡았다"며 "계속해서 지역 미술 자원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미술여행은 무료로 진행되며, 각 프로그램 웹사이트와 대한민국 미술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하다.
한편, 태광그룹 세화미술관은 확장 재개관을 기념해 '2025 공공미술 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공공미술, 도시와 네트워크'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예술가와 학계, 행정 전문가 약 70명이 모여 도시 속 공공미술의 사회적 의미와 지속가능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국내 대표적인 공공미술 작품 '해머링 맨(2002)'을 보유한 세화미술관은 '도심 속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며, 이번 포럼을 통해 예술·도시·시민을 잇는 네트워크형 공공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미래 전망을 제시했다. 심상용 서울대 교수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에서 장석준 청계천 공공미술 프로젝트 총감독이 '도시는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공공미술의 관계적 전환'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며 도시와 예술의 상생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이순 미술사학자는 기념조형물에서 시민 참여형 예술로 변화하는 한국 공공미술의 패러다임 변화를 분석했고,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서울다운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정책적 실행 모델을 소개했다. 현시원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조교수는 2024 창원조각비엔날레 사례를 바탕으로 공공미술의 시간성과 이동성, 수평성 실험을 공유했다.
세화미술관 측은 "공공미술의 사회적 연대와 도시 내 관계 구축을 시민과 함께 모색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향후에도 도심 속 열린 예술 담론의 플랫폼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대상 포럼과 별도로 일반 시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으며, 10월 23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성인 대상 인문학 강연 'Art+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