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에 전체 종목 9.2% '52주 신고가' 돌파

2025.09.14
증시 사상 최고치 행진에 전체 종목 9.2% 52주 신고가 돌파

국내 증시가 연일 최고치 경신을 지속하는 가운데, 전체 상장 종목 10개 중 1개 수준인 245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갱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9월 초부터 1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장중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전체 2,660개 상장기업 중 9.2%에 달했다.

반도체 업종이 이번 상승세를 주도했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하락 전망과 오라클의 긍정적 실적 발표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관련 국내 기업들이 동반 급등했다. SK하이닉스는 9일 연속 상승 흐름을 타며 12일 장중 32만9,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 역시 보통주와 우선주가 각각 7만5,600원, 6만9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점을 경신했다.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관련 주식들도 줄지어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앞두고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부국증권이 8만4,6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키움증권(25만9,000원), 미래에셋생명(8,050원), 삼성생명(16만7,900원) 등도 연쇄적으로 최고가를 갱신했다.

문화 콘텐츠 열풍도 특정 업종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와 함께 한국 라면에 대한 해외 관심이 급증하면서 식품업체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커졌다. 삼양식품은 11일 166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고, 농심도 57만9,0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선업계도 한미 협력 프로젝트인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수혜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한화오션(12만3,800원), HD한국조선해양(43만8,000원), HD현대마린솔루션(22만7,500원) 등이 최근 들어 52주 신고가 행렬에 합류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2일 3,390선을 돌파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월간 상승률은 6.6%를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도 6.3% 오르는 등 전반적인 상승세가 뚜렷했다. 전체 종목의 68%에 해당하는 1,819개 기업이 지난달 말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시장 거래량도 급증했다. 11일 일평균 거래대금이 31조453억원을 기록해 30조원 선을 넘어선 데 이어, 12일에는 31조9,753억원으로 더욱 확대됐다. 이는 7월 말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30조원을 상회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AI 관련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로 당분간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국내 기업들의 제한적 실적 회복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특히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선반영된 상황에서 추가 상승보다는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