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5% 하락한 3413.40으로 거래를 마쳤다. 11거래일간 지속된 상승 랠리가 중단되며 12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연이은 최고치 경신 행진도 5거래일 만에 멈췄다.
이날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들에서 차익 매물이 대거 출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수는 0.46% 낮은 3433.83으로 개장한 뒤 하락폭을 점차 확대해 장중 3406.75까지 밀리기도 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7억원, 306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왔으나 이날 8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들은 홀로 25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하락 방어에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동안 상승을 견인해온 반도체 대장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삼성전자는 1.51%, SK하이닉스는 4.17% 각각 하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반도체와 의약품에 자동차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1.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6%), 두산에너빌리티(-3.16%) 등 주요 대형주들도 일제히 내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14%), KB금융(0.42%), HD현대중공업(0.60%), 현대차(0.47%) 등은 소폭 오름세를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3.17%), 증권(-2.08%), 기계장비(-1.97%), 전기전자(-1.87%)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오락문화(1.21%), 부동산(0.45%), 화학(0.26%) 등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 대비 0.74% 내린 845.5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30억원, 1128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287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이 4.06% 급락하는 등 바이오 종목들의 하락폭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락을 단기적인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은 견고하지만, 하반기 증시 방향을 결정할 변곡점이 될 이벤트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최근 11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누적된 가격 부담과 차익실현 압력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뉴욕증시도 FOMC 회의를 앞둔 관망세로 3대 지수가 모두 소폭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25bp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발언과 점도표 공개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