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은 17일 네이버웹툰과 디즈니의 공동 플랫폼 구축이 웹툰의 미국 주류문화 진입을 결정할 핵심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 가격 30만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전일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새로운 디지털 만화 플랫폼 구축을 위한 비구속적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새 플랫폼에는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 디즈니가 소유한 3만5000편 이상의 만화 콘텐츠와 네이버웹툰의 일부 독점 시리즈가 통합 제공된다.
협력 구조를 살펴보면 디즈니는 지적재산권을 공급하고 네이버웹툰은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을 전담하는 방식이다. 이번 제휴를 위해 디즈니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지분 2%를 매입할 계획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즈니 IP의 강력함을 활용해 상당수의 신규 구독자 유입이 예상된다"며 "네이버는 기존 웹툰 플랫폼과 신규 플랫폼을 동시 운영하며 이를 극대화해 기존 플랫폼으로도 다수 이용자가 이동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 매출은 네이버가 인식하며 디즈니에게는 매출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구조다.
정 연구원은 이번 제휴에 대해 "그동안 웹툰의 세계화라는 목표 하에 해외 진출을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미국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던 네이버웹툰에게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전 세계 월간활성이용자는 2023년 1분기 1억1900만명에서 올해 2분기 1억1000만명으로 오히려 소폭 줄어든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웹툰이 미국 시장에서 주류문화로 자리잡기에는 문화적 벽이 생각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최근 케이팝데몬헌터스의 대성공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서구권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한 시점에서 디즈니와의 협력 플랫폼 구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이 웹툰까지 유입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것은 웹툰이 미국 시장에서 지위가 상승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웹툰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장 대비 40% 넘게 급등했다. 디즈니와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자 장중 전일비 42.5% 폭등한 21.3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상승폭을 35%로 일부 축소했다. 지난해 6월 나스닥 상장 후 하루 상승률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