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수입물가 연속 상승세...커피 13% 급등으로 체감 물가 부담 커져

2025.09.15
환율 급등에 수입물가 연속 상승세...커피 13% 급등으로 체감 물가 부담 커져

8월 중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근접하면서 국내 수입물가가 연이은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6일 공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5.21을 기록해 전달 대비 0.3% 증가했다. 이는 7월 상승전환 이후 연속된 증가세로, 올 2월부터 5개월간 지속된 하락 흐름이 완전히 반전된 모습이다.

원재료 부문에서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광산품 중심의 감소세(-0.4%)를 나타냈으나, 중간재가 반도체·전자기기와 화학물질 등을 중심으로 0.5%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역시 각각 0.7%의 상승률을 보이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개별 품목 중에서는 커피가 13.4%라는 급격한 상승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안료(3.8%), 귀금속 정련제품(2.4%), 플래시메모리(1.0%) 등도 상당한 증가폭을 나타냈다.

수입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은 환율 변동에서 찾을 수 있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이 배럴당 70.87달러에서 69.39달러로 2.1% 하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1375.22원에서 1389.66원으로 1.1% 상승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한 것이다. 계약통화 기준으로 산정한 수입물가는 오히려 0.6% 하락해, 환율 요인이 물가 상승의 핵심 동력임을 확인해준다.

수출물가 또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8월 수출물가지수는 128.73으로 전달 대비 0.7% 올랐으며, 이 역시 연속 증가세다. 농수산물 부문이 1.1% 상승한 가운데, 공산품도 반도체·전자·광학장비를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냉동수산물(3.3%), 알루미늄 판재(2.2%), D램(2.0%) 등이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무역 관련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 수출물량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하며 수출금액지수도 2.0% 상승했다. 수입 부문에서는 물량지수가 2.2% 늘었으나 금액지수는 3.8%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교역조건 개선 흐름은 계속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하며 26개월째 개선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수입가격 하락폭(-5.9%)이 수출가격 하락폭(-3.2%)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도 8.5% 상승하며 우리나라의 교역 여건이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9월 들어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으나 환율은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변동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추이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