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가뭄으로 물 공급 위기를 맞고 있는 강원도 강릉 지역에 최대 90mm의 소중한 강수가 내렸으나 가뭄 해소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강릉시는 지역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핵심 급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량이 소량 증가함에 따라 제한급수 운영 방식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강원지방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일 정오부터 13일 저녁 8시에 걸쳐 오봉저수지 주변 강릉 닭목재에 90mm를 포함해 도마 84.5mm, 왕산 82mm 등 80~90mm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틀간 쏟아진 반가운 비로 인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미미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였다. 12일 11.5%까지 하락했던 저수율은 14일 오후 1시 현재 15.8%를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강수가 저수지로 유입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저수율은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증가한 것은 7월 23일 이후 53일 만의 일이며, 강릉 지역 일일 강수량이 30mm를 초과한 것도 지난 7월 15일 이후 60일 만이다. 강수가 있던 13일에는 그동안 운반급수 작업으로 통제되었던 오봉저수지에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시민 함씨는 "오봉댐 저수 상황을 확인하러 왔다"며 "이번 강우로 가뭄이 어느 정도나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평년 동기 오봉저수지 저수율 71.7%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가뭄 완화에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강릉시 담당자는 "가뭄 해소에 실질적 도움이 되려면 최소 200mm의 추가 강우가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강수량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해 군부대 물탱크와 소방차량을 활용한 급수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릉시는 14일 오전부터 운반급수 업무를 재개해 오봉저수지에 물을 보충했다. 당일 예정된 급수 지원 규모는 오봉저수지 원수 운반 424톤, 홍제정수장 정수 운반 102톤 등이며, 강원도와 강릉시는 운반급수 등을 통해 총 3만7875톤의 물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제한급수 역시 계속 시행된다. 강릉시는 6일부터 공동주택 및 대형 숙박업소 등 123개소를 대상으로 제한급수를 실시해왔다. 당초 공동주택들은 오전·오후 각 1시간씩 총 2시간만 상수도를 공급받았으나, 단지별 급수 시간과 방식이 달라 주민들의 혼란과 불편이 가중된다는 의견을 수렴해 이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13일부터 100톤 이상 보유 공동주택의 제한급수를 오전 6~9시, 오후 6~9시로 하루 2회, 각 3시간씩 통일해 운영하고 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유례없는 가뭄 상황에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