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반가운 '가뭄 해갈 단비'…저수율 연일 상승세 지속

2025.09.17
강릉에 반가운 가뭄 해갈 단비…저수율 연일 상승세 지속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던 강릉 지역에 16일 밤부터 17일에 걸쳐 소중한 빗물이 내려 주민들의 간절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강릉에는 16일 밤부터 17일 오후 2시까지 총 42.9mm의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오봉저수지가 위치한 왕산면 일대에도 상당한 양의 비가 쏟아졌다.

17일 오후에는 특히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강릉 평지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오후 1시 55분 발령된 이번 특보는 지난 13일 이후 4일 만으로, 도마 지역에서는 시간당 24mm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세차장을 방불케 하는' 강한 비가 내렸다. 닭목재와 오봉지소, 왕산면에서도 각각 시간당 19mm, 17.5mm, 13mm의 비가 기록되는 등 저수지 상류 지역에 고른 강수분포를 보였다.

이 같은 강우로 인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기준 저수율은 16.8%로 전날 대비 0.3% 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13일 52일 만에 반등세로 돌아선 이후 5일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정적 용수 공급에 필요한 50~60% 수준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여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한 상태다.

기상당국은 18일 오전까지 비가 계속되고 주말인 20일에도 추가 강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동 지역 전체적으로는 10~40mm의 비가 더 예상돼 가뭄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시는 여전히 제한급수와 운반급수 등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17일 하루는 우천 관계로 저수지 운반급수를 일시 중단했지만, 소방청 대용량 펌프를 활용해 남대천 임시취수장에서 홍제정수장으로 9,900톤을 공급했다. 18일부터는 소방차 101대, 군용차 340대 등 총 540대 차량을 다시 투입해 운반급수를 재개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강우를 통해 오봉저수지에 약 5만 톤 가량의 자연 유입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하천수와 관정, 임시취수정 등을 통한 추가 확보량과 운반급수를 합쳐 일일 7만 7,700톤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강릉 시민들의 하루 생활용수 사용량인 7만 2,300톤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민 지원 방안도 확대되고 있다. 강릉시는 15일부터 아파트 거주민을 대상으로 2차 생수 배급을 시작했으며, 18일부터는 일반 가구까지 대상을 넓힌다. 시간제 급수 지역 아파트 주민은 1인당 2L 생수 18병을, 그 외 지역 주민은 12병을 지급받게 된다.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강화했다. 6인 이상 거주 사회복지생활시설 63곳을 전수 조사해 46곳에 긴급 물탱크를 설치 완료했으며, 투석과 분만, 수술 등 안정적 급수가 필수인 16개 의료기관에는 별도의 운반급수 체계를 구축해 지원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호우주의보라도 반갑다", "제발 가뭄이 해갈되도록 더 많이 내리길"과 같은 간절한 바람을 표현하고 있다. 강릉맘카페 등에는 "양치할 때 컵 사용하기", "세탁은 모아서 한 번에", "목욕 시간 단축하기" 등 생활 속 절수 실천 방안이 활발히 공유되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우가 당면한 위기 완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 가뭄 해소를 위해서는 훨씬 많은 양의 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릉시는 저수율 회복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며 운반급수의 단계적 중단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