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말 개최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지인 경북 경주가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천년 고도의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첨단시설이 조화를 이루는 신라 고도 경주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명품도시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17일 보문관광단지 내에서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며 44일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의에 대비해 현장 준비체제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핵심 인프라 시설들의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9월 중 완공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상들이 회담을 벌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신라시대 누각을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과 천마도를 연상시키는 유리 장식으로 설계됐다. 야외 연못은 동궁과 월지의 모습을 재현해 역사성을 반영했다. 내부에는 153억원을 투자해 VIP 라운지, 양자회담실, 동시통역실 등 필수 시설을 완비했으며, 회담 테이블은 원형 배치로 회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국립경주박물관 중앙마당에는 80억원을 들여 '정상회의의 백미'로 불리는 만찬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상 1m 높이의 한옥 양식 목조건축물로 한국적 아름다움과 전통미를 구현했다. 연회공간, 공연무대, 전시공간, 대기실 등을 갖춰 정상들과 수행단이 편안히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172억원을 투입한 국제미디어센터는 2층 규모로 방송센터, 기자실, 브리핑룸, 인터뷰룸 등을 포함한다. 화백컨벤션센터와 통일된 디자인으로 연속성을 유지하며, 연결통로를 통해 행사 후에도 활용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전시장은 2700㎡ 규모로 이차전지,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홍보하는 핵심공간으로 활용된다.
150억원을 투자한 야간경관 조성사업도 막바지 단계에 있다. 보문호반 광장에는 박혁거세 탄생설화의 알을 소재로 한 15m 높이의 APEC 상징조형물이 세워진다. 내부 영상콘텐츠와 외부 조명시설, 21개 회원국 상징물, LED패널 등이 화려한 시각효과를 연출한다. 화백컨벤션센터 입구에는 전통 한옥 기와지붕과 첨단기술을 융합한 미디어아트 빛광장이 조성돼 방문객들에게 독특한 야간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주는 서기전 57년부터 935년까지 약 천년간 수도였던 신라 왕경으로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연요새의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보문관광단지를 중심으로 숙박시설과 회의장이 집중 배치되어 보안과 경호에 유리하며, 풍부한 문화유산과 관광인프라를 갖춰 세계 지도자들이 머물기에 최적의 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위해 경주 시민들은 안내, 청소, 교통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행사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 협력은 원활한 행사 진행과 도시 이미지 향상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현장 도지사실을 설치하고 암투병 중에도 현장에서 직접 준비상황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대한민국과 경북이 한 차원 더 도약하고 경주가 글로벌 10대 관광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주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역사와 문화,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국제도시로 거듭나며,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