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가뭄에 처한 강원 강릉시가 논란의 도암댐 방류수 활용을 앞두고 안전성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수질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강릉시는 15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민·관·학계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수질검증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첫 번째 회의를 개최했다.
위원장으로 선임된 한동준 강원도립대 소방환경방재과 교수를 비롯한 위원들은 도암댐과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의 품질 측정과 분석을 통해 상수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게 된다. 또한 향후 가뭄이 해소될 경우 방류 중단 시점에 대한 결정도 담당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환경부와 강릉시가 각각 실시한 수질 조사 결과가 공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총유기탄소와 클로로필a, 부유물질 등 주요 지표에서 대부분 1급수 수준의 양호한 품질을 보였다. 특히 총대장균군과 분원성 대장균군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망간, 철, 납, 비소, 수은 등 중금속과 유독물질도 기준치 이하로 확인됐다.
하지만 조류 증식과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총인 농도가 환경부 검사에서 리터당 0.041㎎, 강릉시 검사에서 0.046㎎이 측정되어 모두 3급수로 분류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아울러 20여 년간 차단되어 있던 도수관로 내부에 축적된 침전물의 유입 가능성도 새로운 우려 요소로 제기되었다.
한편 지난 주말 내린 단비 덕분에 강릉의 주요 급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6.4%까지 회복되어 약 75일분의 생활용수를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완전한 해갈을 위해서는 여전히 200㎜ 이상의 강우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시설 개선과 안전 점검을 마친 후 당초 계획보다 하루 앞당겨 19일부터 일일 1만 톤의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방류된 물은 남대천을 거쳐 차단시설과 정수 과정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급된다.
수질검증위원회는 17일 도암댐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1차 검증 작업을 실시하고,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방류수의 적합성을 엄격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여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상수원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