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자인권 신청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1 수준에 달하며, 지난 25년간 5배에 가까운 급성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이 1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 당시 7.6%에 머물렀던 여성의 디자인권 신청 비율이 작년 35.4%까지 상승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동기간 특허·실용신안 영역에서는 5.2%에서 20.7%로, 상표 부문은 14.3%에서 38.0%로 각각 여성 신청자 비율이 증가했으나, 상승폭 측면에서는 디자인 분야가 가장 급격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 신청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MZ세대 여성들의 출원 활동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디자인 산업의 신규 성장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령대별 분석 결과, 남성 신청자들은 50대 비중이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여성 신청자들은 30세 이하 연령층이 과반수인 50.6%를 점유해 젊은 층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높은 양상을 보였다. 이는 올해 6월 기준 통계로, 여성 디자인 출원 활동의 세대적 특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품목별 분석에서도 성별 간 뚜렷한 차별화가 관찰된다. 의류 및 패션 액세서리 분야는 남녀 공통으로 높은 출원율을 보이지만, 남성들은 가구나 건축 부자재 등 기존 제조업 중심 품목에서 우세를 보인다. 반면 여성들은 문구용품이나 장식품처럼 젊은 고객층의 선호도와 현재 트렌드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식품 및 문구 관련 디자인에서 2022년부터 여성 출원 건수가 남성을 넘어선 후, 올해 상반기에도 각각 63.9%와 51.3%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우세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선호도 차이를 초월해 디지털 환경 기반의 시장 구조 전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된다. 온라인 쇼핑몰이 핵심 유통 채널로 정착하고,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홍보와 확산의 중심 무대로 자리잡으면서, 트렌드에 민감하고 디지털 환경에 능숙한 젊은 여성 창작자들이 신속하게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대중화까지 더해져, 제작과 판매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유행 반영 속도가 빨라진 상품 영역에서 여성 창작자들의 활동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춘무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디자인은 유행 변화가 가장 신속하게 투영되는 지적재산 분야"라며 "여성 창작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산업 전체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