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전국 1천726개 마을기업의 유통경로 확장을 위해 우체국쇼핑몰과 지하철역사를 활용한 디지털·현장 지원 정책을 동시 추진한다. 행정안전부는 14일 "마을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채널 개척을 적극 뒷받침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마을기업 상품들이 지역 한정 유통구조에서만 거래되어 매출 증대에 한계를 보여온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을기업은 지역민이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한 수익 창출 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어내고 인구 감소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마을 차원의 사업체다. 2011년 지정 제도가 출발한 이후 현재까지 1천726개가 가동되고 있다.
디지털 유통경로 지원 차원에서 우체국쇼핑몰에 추석을 겨냥한 '마을기업 브랜드관'을 1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개설한다. 이 프로그램은 2022년 시작되었으나 작년 예산 축소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올해 부활하는 것이다.
주요 민간 쇼핑 플랫폼인 G마켓과 연계한 'G마켓 상생페스티벌'도 7월 1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되며, 17개 마을기업이 참가하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해외 디지털 시장 진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5월 마을기업 선별 후 중국 알리바바그룹 본사 방문 결과, 경북 의성의 '애니콩'이 알리바바 플랫폼 진입을 마쳤다. 같은 의성의 '한톨'과 울진의 '매야전통식품' 등도 추가 진입을 논의하고 있다.
현장 유통경로 지원으로는 서울교통공사와 연합하여 서울 지하철 합정역·압구정역 등 인구 밀집 지역 역사 공간을 이용한 현장 판매점(서울Pick)을 16일부터 약 3주 동안 가동한다. 이 판매점은 지난 5월 운영 시 만족도가 91%로 매우 우수하게 나타나 재차 실시되는 행사다. 행안부가 임차료를 완전 부담하여 참여 희망 마을기업들은 무상으로 참가 가능하다.
지난 6월에는 한국MD협회와 연계하여 상품 평가회를 개최해, 국내 대형유통업체 MD가 48개 마을기업 제품판매 전략을 자문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마을기업 11곳을 선별하여 '재기 컨설팅'도 지난달부터 실행하고 있다. 충남 태안 영목항에서 카페를 경영하는 마을기업 '영목마을'은 컨설팅을 통한 매장 환경 개선으로 이용객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렸으며, 올해 행안부 우수 마을기업으로 선발되는 등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행안부는 한전KDN과 함께일하는재단과의 협력으로 17일 공모를 실시해, 선정된 인구감소지역 마을기업 8곳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2달간 IT 장비 및 소프트웨어 도입을 위한 디지털화를 본격 지원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마을기업 관련 예산 53억원을 배정했다. 예산안이 국회 승인을 받으면 신규 마을기업에 대한 성장자금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올해는 예산 배정 문제로 신규 마을기업이 지원금 없이 '마을기업'으로만 지정되었으나, 삭감되었던 예산이 다시 반영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자금 지원이 재개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마을기업이 지역공동체 재생과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마케팅·금융지원 및 국내외 유통경로 개척 등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