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남친 결혼 제안"에 속아 2700만원 송금하려던 70대 여성, 위기 모면

2025.09.15
"미군 남친 결혼 제안"에 속아 2700만원 송금하려던 70대 여성, 위기 모면

연애감정을 이용한 신종 사기에 노출된 70대 여성이 은행 직원과 경찰의 합동 노력으로 거액 피해를 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발표에 의하면, 지난 8일 오전 9시경 서울 금천구 내 금융기관에서 70대 여성이 해외송금을 위해 방문했을 때 이번 사건이 시작되었다. 해당 여성은 약 2700만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을 국외로 이체하려 했으며, 이를 목격한 직원이 이상 징후를 감지해 즉각 경찰에 통보했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접촉해온 사칭범의 허위 신분에 완전히 속아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자는 자신을 전역 예정인 미군 장교라고 거짓 소개하며 피해자와 지속적인 온라인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혼인을 목적으로 한국 땅을 밟고 싶다"는 달콤한 말과 함께 "배송료와 입국 비용이 절실하다"며 교묘하게 금전 지원을 요청했다.

단독 생활을 하고 있던 피해자는 이러한 정교한 거짓말에 완전히 현혹되어 거금을 보내려고 결심했다. 현장에 급파된 경찰관들은 이것이 전형적인 연애 사기 패턴임을 즉시 파악했다.

하지만 피해자를 설득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여성은 "애인에게 자신의 돈을 전달하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며 사기 상황임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인내심을 갖고 약 3시간에 걸쳐 연애 빙자 사기의 실태와 비슷한 피해 사례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설득을 계속했다.

다행히 지속적인 설명을 통해 피해자가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송금이 중단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연애 사기는 피해자와 장기간 감정적 유대를 형성한 후 혼인, 투자 등 다양한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 수법이다.

서울경찰청 담당자는 "금융기관과의 밀접한 협력 시스템과 능동적인 순찰 활동이 조기 피해 차단으로 이어졌다"며 "외국인 신분을 가장해 친밀감을 조성한 뒤 투자 권유나 각종 비용 대신 지불을 요구하는 수법이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