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세계불꽃축제 개최를 불과 열흘 앞두고 여의도 주변 호텔들의 객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한강 조망이 가능한 최고급 스위트룸의 경우 1박 요금이 무려 1300만원을 돌파하며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펼쳐질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2000년 첫 개최 이래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을 야외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매년 축제 전야부터 최적의 관람 위치를 선점하려는 관객들이 야영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축제의 핵심 관람 지점으로 알려진 콘래드 서울의 객실 예약 현황을 살펴보면, 리버뷰가 가능한 모든 등급의 룸이 이미 완판 상태에 근접했다. 이 호텔의 프리미엄 스위트 객실은 세금 및 부대비용 포함 13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는 축제 1주일 전 동일한 룸의 주말 요금 758만원과 비교해 1.8배 상승한 수준이다.
일반 리버뷰 객실들 역시 예외 없이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20일 기준 99만원이던 객실이 236만원으로 2.4배 뛰었고, 142만원짜리 룸은 382만원으로 2.7배나 비싸졌다. 여의도 메리어트를 비롯한 인근 다른 호텔들도 평상시 대비 30% 이상 요금을 올렸음에도 예약 마감이 임박한 상황이다.
공식 예약이 어려워지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이미 확보된 객실 예약권을 되파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매진된 호텔의 불꽃 관람 가능 객실이 160만원에 거래되고, 원래 35만원짜리 룸을 90만원에, 50만원 룸을 8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게시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졌지만, 올해는 인상 폭이 더욱 가파르다. 2024년 축제 일주일 전 300만원이던 스위트룸이 행사 당일 110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올해는 아직 열흘이나 남은 시점에 벌써 200만원가량 더 높은 가격표를 달고 있다.
호텔들은 웃돈 거래 방지를 위해 1인당 예약 건수 제한, 상업적 양도 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불꽃 전망은 불가하지만 도보 이동이 가능한 글래드 여의도 호텔도 '2025 글래드 불꽃 페스트' 패키지를 40만원 최저가로 출시했음에도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63스퀘어 내 고급 레스토랑들도 불꽃축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정면 관람이 가능한 63레스토랑은 '2025 불꽃 패키지' 상품을 1인당 9만원부터 48만원까지 다양하게 선보였지만 예약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급등을 시장 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 수요가 집중될 때 숙박 요금이 변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불꽃축제 기간 중 가격 인상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는 27일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탈리아(오후 7시 20분), 캐나다(오후 7시 40분), 한국(오후 8시) 순서로 각국의 화려한 불꽃 퍼포먼스가 30분씩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