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발생한 중학생 유인 의혹 사건이 연예기획사의 스카우트 활동으로 밝혀지며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미성년자 대상 유괴·납치 시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오해였다.
17일 인천 연수경찰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경 연수구 송도동 소재 한 중학교 인근에서 시민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목격자는 "30대 여성이 여중학생들에게 접근해 어디론가 데려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의심스러운 상황을 제보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 감시카메라 영상과 해당 차량의 번호판을 분석해 추적 작업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특정된 30대 여성 B씨는 연예기획사 소속 직원으로 확인됐다. B씨는 당시 회사 대표가 운전하는 차량에서 하차한 후 중학생 2명에게 직원증을 제시하며 학부모 연락처를 요청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서에 출석한 B씨는 "해당 학생들을 모델로 영입하고 싶어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려고 연락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연예기획사 대표 또한 직접 파출소를 방문해 B씨의 직원 신분을 증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획사 측에서 B씨가 실제 소속 직원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했고, 범죄 의도가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며 "단순한 오인 신고로 판단해 사건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국 각지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노린 유괴 및 납치 미수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경계심이 높아진 상태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초등학교 근처에서 20대 남성 3명이 초등학생 유괴를 시도한 사건을 비롯해, 8일에는 경기 광명과 인천 남동구에서 각각 아동 유인 시도가 발생했다.
이어 10일 전주 완산구에서는 20대 남성이 10대 여학생에게 "함께 드라이브하자"며 유혹했고, 대구 서구에서도 60대 남성이 초등학교 여아의 팔을 붙잡는 사건이 일어났다. 제주와 부산,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도 비슷한 아동 대상 범죄 시도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받아 경찰청은 1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 6천183개 초등학교 주변에 경찰력을 대대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등하교 시간대 집중 순찰을 실시하고 의심스러운 인물이나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특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