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아클리·양지원,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나란히 2·3위 쾌거

2025.09.15
피아니스트 아클리·양지원, ARD 국제음악콩쿠르에서 나란히 2·3위 쾌거

한국계 피아니스트들이 독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음악 경연대회에서 나란히 입상하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희석 엘리아스 아클리(24세)와 양지원(23세)이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제74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각각 2위와 3위에 오른 것이다.

금고문화재단은 현지시간 14일 독일 뮌헨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에서 아클리가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위촉작품 최고 연주상과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특별상까지 동시에 수상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그는 총 1만2천 유로에 해당하는 상금을 받게 된다.

최종 라운드에서 아클리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무대에 올렸다. 그는 수상 후 "여러 작품들을 연주하며 제 음악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이 진정 기뻤다"며 "앞으로 음악을 통해 더욱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연주자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지원은 같은 무대에서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하며 3위의 영예를 안았다. 그녀는 5천 유로의 상금을 받으며 "이번 성과는 음악을 통해 내면과 대화한 여행의 특별한 순간처럼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무대에서 관객들과 교감하며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경험이 가장 소중한 보상"이라며 "음악이 담고 있는 진정성과 울림을 더 깊게 탐구하며 저만의 독특한 색채로 음악 이야기를 펼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중국 출신 리야 왕이 가져갔다. 1952년부터 시작된 ARD 국제 음악 콩쿠르는 독일에서 가장 명망 높은 클래식 음악 경연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기악·성악·실내악을 포함해 총 21개 분야에서 열린다. 금년에는 피아노와 클라리넷, 트럼펫 부문이 진행되었다.

피아노 분야에는 1996년부터 2008년 출생자들이 참가할 수 있었으며, 예비 심사를 통과한 33명이 본 경연에 진출했다.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3단계에 걸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종 3명이 결승 무대에 올랐다.

아클리는 2001년 영국에서 태어나 한영 이중국적을 보유한 연주자로, 2002년 한국으로 와서 약 10년간 거주했다. 2013년 영국 체스터에서 개최한 독주회로 데뷔했으며, 국내에서는 2023년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를 통해 첫 무대를 가졌다. 현재는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양지원은 2012년 금고영재콘서트로 음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뉴욕 매네스 음악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ARD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이 수상한 역사는 1973년 정명훈의 2위를 시작으로 1983년 서혜경 3위, 2011년 김다솔 3위, 2014년 한지호 2위(1위 공석), 2017년 손정범 1위, 2022년 김준형 2위 등으로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