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두·보잉 구매가 트럼프 방중 성사 관건…틱톡 합의 이어 협상 가속화

2025.09.17
中 대두·보잉 구매가 트럼프 방중 성사 관건…틱톡 합의 이어 협상 가속화

미국과 중국 간 외교 협상이 급진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성사 여부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과 항공기 대량 구매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틱톡 매각 문제에 대한 양국의 기본 합의와 함께 미중 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빈 초청장을 공식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초청장 전달은 100미터 경주에서 신호탄이 터진 것과 마찬가지"라며 "미국 측이 중국의 농산물과 항공기 구매를 방문 성과로 설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4-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4차 통상협상에서 중국 숏폼 영상 서비스 틱톡의 사업권 이전에 관한 기본 틀이 마련된 이후 나온 움직임이다. 해당 협상에서 오라클을 중심으로 한 미국 투자자 그룹이 틱톡 미국 사업의 80%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에 농산물 구매량을 4배 확대할 것을 요구한 바 있지만, 중국은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중국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콩 수입에서 브라질산이 70%, 미국산이 25% 정도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미국산 비중 40%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민간항공기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2위 항공기 시장인 중국은 향후 20년간 상업용 항공기 수요가 9,755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보잉과 500대 규모의 판매 계약을 논의 중이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방중 시 중국이 300대 규모의 보잉기 구매를 약속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대규모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편 양국 관계 개선의 또 다른 신호로 중국에서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던 미국 웰스파고 임원의 석방도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는 수 주간 중국에 억류됐던 마오천웨가 최근 출국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애덤 볼러 미국 인질대응특사는 "대통령이 분위기를 조성했고 고위급 차원의 언급이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방문과 함께 고속철도를 이용해 상하이를 방문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자국의 기술 발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미국 측은 과도한 일정과 중국에 대한 양보로 비춰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콩 명보는 중국이 틱톡 매각 대가로 상호 관세 인하를 제안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이 협상 중에도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런 모순된 행위는 협력 분위기를 해친다"고 비판했다.

19일 예정된 트럼프-시진핑 정상 간 전화회담에서 최종 합의 도출 여부가 주목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10월 말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중이 성사될 경우 내년 시진핑 주석의 답방으로 이어져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