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용 신형 AI칩 RTX6000D, 현지 기업들 구매 기피

2025.09.17
엔비디아 중국용 신형 AI칩 RTX6000D, 현지 기업들 구매 기피

세계 최대 인공지능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신형 AI 칩 'RTX6000D'에 대한 현지 업체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차갑다는 보고가 나왔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주요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해당 제품 구매를 보류하거나 주문을 아예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AI 추론 업무에 특화되어 설계된 RTX6000D는 약 5만 위안(970만원 상당) 가격대로 책정되었으나, 중국 기업들은 성능 대비 과도한 비용 부담을 지적하며 구매 의사를 철회하고 있다. 제품 샘플 검증 과정에서 이 칩이 미국 수출금지 대상인 RTX5090 대비 낮은 성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RTX5090이 여전히 비공식 유통망을 통해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구매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를 비롯한 중국 대형 IT 기업들은 RTX6000D 대신 엔비디아의 다른 중국 맞춤형 반도체인 H20 칩의 출하 재개를 기다리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H20은 지난 7월 미국 정부로부터 재수출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급은 아직 시작되지 못한 상태다. 이들 기업들은 또한 H20보다 한층 개선된 차세대 칩 B30A의 미국 당국 승인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는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과는 상반된 결과다. JP모건은 전월 리포트에서 올 하반기 RTX6000D 생산량을 약 150만 개로 예측했고, 모건스탠리는 200만 개 규모로 전망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금주부터 RTX6000D 제품 출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RTX6000D는 당초 4월 판매가 중단되었던 H20의 공백 상황을 메우기 위해 긴급 개발된 제품이다.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토대로 제작되었지만 고대역폭메모리 대신 일반 GDDR 메모리를 채용해 초당 1,398기가바이트의 메모리 대역폭을 구현했으며, 이는 미국 정부의 4월 대중국 첨단반도체 수출제한 기준치 1.4테라바이트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기업들에게 국산 반도체 사용을 강력히 독려하는 한편,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독점금지법 위반 의혹 관련 예비조사 착수를 발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당국은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주요 업체를 호출해 H20 구매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정보 누설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시장 경쟁 환경이 격렬하며, 당사는 최상급 제품 공급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