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국 방문 계기로 미 빅테크, 58조원 규모 대형 투자 확정

2025.09.17
트럼프 영국 방문 계기로 미 빅테크, 58조원 규모 대형 투자 확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도착하며 두 번째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 주요 테크 기업들이 총 310억파운드(약 58조4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연달아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8년까지 향후 4년간 영국에 300억달러(약 41조4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155억달러는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자본 투입에, 나머지 151억달러는 인프라 운용비로 활용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의 클라우드 업체 엔스케일과 손잡고 2만3천개 이상의 첨단 GPU를 장착한 영국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 건설을 추진한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대외정책 담당 사장은 "과거 영국의 비즈니스 여건에 대해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았으나, 최근 몇 년간 영국 당국의 개선 노력에 크게 격려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당시 규제 상황으로는 이 정도 투자 규모를 생각하기조차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구글 역시 50억파운드(약 9조4천억원) 상당의 신규 투자 계획을 공표하며 런던 근교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개설을 예고했다. 구글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영국 내에서 매년 8천25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영국 내외에서 진행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110억파운드(약 20조7천억원) 투자와 관련된 기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진출 확대를 도모하는 오픈AI는 미국의 대형 AI 데이터센터 사업인 '스타게이트'를 해외로 확장하는 '오픈AI 포 컨트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엔스케일 등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성명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오픈AI 등 미국의 핵심 기술 회사들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 양자 컴퓨팅 개발 등에 총 310억파운드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확인했다.

이러한 미국 기술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선언은 출범 1년 남짓 만에 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 노동당 정부의 경제 성장 정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첫 임기 시절이던 2019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영국은 관례상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에는 국빈 초청을 하지 않는 전통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두 차례 국빈 방문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지난 2월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초청장을 직접 전달한 바 있다.

한편 영국의 제약업체 GSK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맞춰 앞으로 5년간 미국에 300억달러(약 41조4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를 예고한 상황에서 다른 주요 제약업체들도 미국 투자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GSK 총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