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으로 러시아 석유생산 축소 경고...국제유가 급등세

2025.09.17
우크라 공격으로 러시아 석유생산 축소 경고...국제유가 급등세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드론 타격에 따라 러시아 석유산업이 생산량 감축을 예고하면서 국제원유시장에 공급불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WTI는 전일 대비 1.22달러(1.93%) 상승한 배럴당 64.52달러로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송유관 기업 트란스네프트가 석유생산업체들에게 파이프라인 시스템 내 원유 보관량을 제한하겠다고 통보했다. 해당 기업은 인프라 시설에 추가 손상이 발생할 경우 수용 가능한 원유물량을 더욱 축소할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트란스네프트는 러시아 전체 원유 생산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핵심 기업이어서 이번 제한 조치가 미칠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조치는 우크라이나군이 8월 이후 발트해 연안의 주요 석유수출 터미널인 우스트루가, 프리모르스크 등을 비롯해 최소 10개소의 정유공장을 드론으로 연이어 타격한 결과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 최대 규모인 키리시 정유공장의 핵심설비가 가동 중단되면서 전체 생산능력의 40%가 마비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정유역량은 전체의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프리모르스크 항구 공격 이후 "에너지 인프라 파괴야말로 가장 신속하게 작동하는 제재 수단"이라며 공세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전쟁자금 차단을 통한 조기 종전을 목표로 석유시설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와 에너지기업들은 이러한 보도들을 '허위정보'라며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러시아의 증산 여력 제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JP모건은 러시아가 OPEC 플러스 협약에 따른 증산 할당분을 충족하지 못할 위험성을 지적했으며, 골드만삭스는 정유시설 운영 중단으로 인한 원유저장고 포화상태가 생산활동에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수익이 러시아 국가재정의 30-50%를 차지해온 상황에서, 서방국가들의 에너지 수입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구매국들의 대량 수입으로 제재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직접적인 생산시설 타격은 새로운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 원유생산량의 9%를 담당하는 러시아의 공급차질 가능성에 국내 정유관련 주식들도 급등세를 보였다. 17일 장초반 중앙에너비스는 전일 대비 14% 이상 상승했으며, 흥구석유와 한국석유, 대성에너지 등도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