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쌀값 재급등으로 총재 선거 변수 부상…3개월 만에 최고치

2025.09.14
日 쌀값 재급등으로 총재 선거 변수 부상…3개월 만에 최고치

일본에서 쌀 가격이 재차 급상승하며 국민들의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비축미 공급 효과가 소진되면서 주식 가격 불안정이 정치권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수산성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쌀 5kg 기준 평균 판매가는 4155엔(약 3만922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6.8% 상승한 수치로, 지난 6월 첫째 주 이후 약 3개월 만에 4000엔선을 돌파한 것이다. 연속 2주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나가사키시 거주 주부 스즈하라 씨는 "소득 증가 없이 생활비만 계속 늘어나고 있어 쌀 대신 면류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차기 총리 후보자들이 무엇보다 곡물가 안정화에 우선순위를 두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한국의 쌀 5kg 가격이 약 2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일본의 쌀 가격은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은 식비 절약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으며, 일부 음식점들은 스시와 덮밥류의 메뉴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에 따라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고 가격도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마철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고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부족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쌀 품종인 고시히카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벼 품종들이 한랭한 기후에는 강하지만 고온에는 취약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고온 현상으로 쌀알이 하얗게 변색되는 유백미 현상이 확산되면서 1등급 쌀의 비중이 80%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아사히신문은 "정부가 수의계약을 통해 공급한 저가 비축미의 시장 유통량이 감소하는 동시에 고가의 햅쌀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전체 평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축미 방출을 통한 가격 하락 효과의 한계점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쌀값은 POS 데이터 기준으로 5월 중 4285엔까지 치솟았다가 '반가격 쌀'이라고 불린 정부 비축미 방출로 7월 말 3542엔까지 하락했었다. 그러나 비축미 공급 효과가 점차 약화되면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3.1% 상승하며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쌀값 급등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쌀값 불안정은 10월 4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적극적인 정부 비축미 방출 정책으로 국민적 호응을 얻었지만, 쌀값이 재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에 대한 여론 평가가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도통신이 11일과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 적합 인물을 묻는 질문에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22.5%의 지지율을 기록해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의 28.0%에 5.5%포인트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3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 개최된 후원회 모임에서 "당내 결속을 다져 야당에 대응하고, 국민들이 가장 절실히 요구하는 물가 안정 대책을 실현하고 싶다"며 "동지들과 함께 도전에 나설 결의를 다졌다"고 출마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