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오프 53초만에 번개골…LAFC 손흥민, 시즌 2호골 작렬

2025.09.14
킥오프 53초만에 번개골…LAFC 손흥민, 시즌 2호골 작렬

5만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는 데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LAFC 소속 손흥민(33)이 경기 시작 53초 만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시즌 2호골을 작렬시켰다.

손흥민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와의 2025 MLS 30라운드 경기에서 개막골을 터뜨려 LAFC의 4-2 대승을 견인했다. 마르코 델가도의 정교한 패스를 받은 아르템 스몰랴코우가 좌측 측면에서 올린 저속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쇄도한 손흥민이 우측발 인사이드킥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골 직후 손흥민은 양손으로 카메라 모양을 연출하는 시그니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번 골은 손흥민 개인 통산으로는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개인 최속 득점 기록은 2020년 10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웨스트햄을 상대로 45초 만에 작성한 골이다. 이날 산호세전 득점은 2014년 8월 레버쿠젠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코펜하겐을 상대로 69초 만에 기록했던 골보다 빨랐다.

지난달 24일 댈러스전에서 프리킥으로 MLS 데뷔골을 완성했던 손흥민은 이날 첫 번째 필드골을 신고하며 리그 통산 2호골을 추가했다. LAFC 입단 이후 5경기에서 2골 1도움 1페널티킥 획득을 기록한 손흥민은 최근 국가대표팀 경기까지 포함해 공식전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 9분에는 LAFC의 데니스 부앙가가 약 60미터 드리블 돌파를 통해 추가골을 완성했는데, 상대 수비진은 동시에 침투한 손흥민을 견제하느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이 창출한 공간 덕분에 투톱을 이룬 부앙가는 집중력을 발휘해 해트트릭을 달성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18일 레알 솔트레이크시티와의 중간 경기를 위해 후반 35분 교체되어 피치를 떠났다.

이날 경기는 산호세의 본거지 페이팔파크(1만8500석) 대신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홈구장인 리바이스 스타디움(6만8500석)에서 개최됐다. 산호세는 캘리포니아 지역 라이벌전 등 관심도가 높은 매치에서는 대형 경기장을 활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멕시코 독립기념일을 앞둔 상황에 손흥민의 출전 소식까지 겹치면서 최상층 좌석까지 개방된 경기장에는 5만978명의 관중이 몰려 산호세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을 수립했다. 손흥민이 볼을 터치할 때마다 폭발적인 함성이 울려 퍼졌다. 홈팀이 아닌 상대편도 손흥민 효과를 만끽했다.

부앙가가 해트트릭 주인공이 되었음에도 경기 종료 후 방송 카메라는 손흥민을 단독으로 포착했다. 경기 전 공개된 영상에서 'LAFC 데뷔전과 LA다저스 시구 중 어느 것이 더 긴장스러웠나'라는 질문에 손흥민은 "다저스 시구가 더 떨렸다"며 미소를 지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자로 등장한 바 있다.

앞서 국가대표 자격으로 지난 7일 미국전(1골1도움), 10일 멕시코전(1골)에서 연속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해제된 후 LA로 '국내 이동'했다. 토트넘 시절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긴 여행으로 고생했던 손흥민은 이제 시차 적응이 불필요해졌다. 손흥민은 내년 북중미월드컵을 대비한 미국 진출이 왜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를 실증하고 있다.

한편 OTT 쿠팡플레이와 SPOTV가 이날부터 LAFC 경기를 생중계하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프리미어리그보다 한 단계 낮은 평가를 받는 MLS로 이적했음에도 손흥민을 향한 국내 팬들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