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우주 감시 경쟁 격화…상호 정찰위성 포착 사건으로 긴장 고조

2025.09.16
美·中 우주 감시 경쟁 격화…상호 정찰위성 포착 사건으로 긴장 고조

중국의 위성 운용 업체가 자국의 우주시설을 관측해온 미국 정찰 위성을 역추적하여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6일 전했다. 이는 우주 공간에서의 전략적 대응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창광위성기술이 보유한 지린-1 위성군은 8일 적절한 궤도 조건을 활용해 40~50km 떨어진 거리에서 미국의 월드뷰 리전 위성 영상 4매를 확보했다. 해당 기업은 13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이 촬영 결과물들을 공개했으며, 이는 창광이 우주 기반 동적 영상을 최초로 발표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촬영은 앞서 미국 원격탐지 전문기업인 막사르 인텔리전스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막사르는 6월 3일 자사의 월드뷰 리전 위성을 통해 중국의 스젠-26 위성을 29km 및 74km 거리에서 각각 1.9cm, 4.9cm 해상도로 포착한 영상을 7월 초 SNS에 게재한 바 있다. 이 영상들은 스젠-26의 내부 구조까지 명확히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선명도를 보여줬다.

막사르 인텔리전스 정부사업 총괄 책임자인 수잔 헤이크는 스젠-26을 중국의 차세대 광학 정찰 위성이라고 규정하며, 이러한 영상 품질이 궤도 관측의 신기원을 예고한다고 언급했다. 월드뷰 리전 위성은 과거에도 중국 천궁 우주정거장과 국제우주정거장을 10cm 해상도로 촬영해 공개한 이력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찰위성 상호 감시 경쟁'이 위성 탐지, 좌표 설정, 초정밀 촬영 기술의 진보로 인해 심화되는 우주 경쟁 양상을 부각시킨다고 평가했다. 우주 환경에서 위성 간 영상 촬영은 극한의 상대 속도로 인해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며, 탁월한 조준과 추적 제어 능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우주 객체 식별, 감시, 대위성 작전 검증에 핵심적이며 상당한 전략적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레이저 무기 시스템과 연계될 경우 위성 기반 공격 및 방어 교전의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가 전략적 경쟁의 최전선으로 부상하면서 갈등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행동 준칙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감시 위성의 역방향 탐지에는 우주 표적을 실시간으로 획득, 식별, 추적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궤도 활동에 대한 고정밀도의 신속한 조기 경보가 가능해진다.

중국 최초의 상업용 원격탐지 기업인 창광위성은 현재 궤도상에 100여 기 이상의 지린-1 위성을 운용 중이다. 이들 위성은 최대 0.5미터의 해상도를 구현하며 10분 이내에 지구상 모든 지점을 재관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우주의 군사화 확산과 함께 기술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6번째 독립 군종으로 신설했으며, 중국도 작년 4월 인민해방군 항공우주군을 창설해 이달 3일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도 참가시켰다.

우주 작전을 둘러싼 국제적 긴장감이 높아진 사례도 있다. 2021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우주정거장에 근접해 7월과 10월에 회피 안전 기동이 실시됐다. 당시 중국은 미국에 대해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와 국제 우주법 체계 존중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