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본부장, "한일 車관세 역전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방미

2025.09.16
여한구 통상본부장, "한일 車관세 역전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방미

한·미 무역합의 후속 협상을 위해 15일(현지시각) 워싱턴을 찾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악마는 세부사항에 있다"며 "구체적 내용을 두고 격렬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귀국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릴레이 방미에서 여 본부장은 국익 중심의 합리적 협상 결과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 도착한 여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USTR 대표 등과의 만남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우리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속 협상의 난항 지적에 "전반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달라"며 "우리 국익에 최적화된 균형적 협상안을 도출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지난 7월 말 상호관세 25%에서 15%로 인하,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 대미 투자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등 세부 조건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대부분을 직접투자로, 한국은 보증·대출 위주 간접지원을 선호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이 16일부터 자동차 품목관세 15%를 적용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25%를 부담해 미국 시장에서 10%포인트 격차가 발생한다. 여 본부장은 이에 대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서도 "협상 진행 과정이므로 단기적 변화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지아주 한국인 작업자 300여 명 구금 사태 관련해서는 "해당 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것"이라며 "미측도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어 우리 기업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미 투자펀드 운용 방안에 대해서는 "모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최적의 성과를 가져다줄 방향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환율 급등 우려에 따른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관련해서는 "구체적 사안을 일일이 공개하기는 곤란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정부는 미국의 일본식 모델 수용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국만의 독자적 협상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협정 수용 아니면 관세 부담" 압박에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