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수도권 지역의 온도가 39도까지 급상승하며 전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발전 시설의 화재와 기계 결함이 계속 일어나 전력 공급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중국시보를 비롯한 대만 매체들은 관계자를 인용하여 15일 대만전력공사(TPC) 소속 북부 린커우 발전 시설에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일 오전 800㎿ 생산능력을 보유한 린커우 화력발전 시설 2호기가 작동을 멈춰 전체 전기 공급량의 2%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TPC가 지난 9일 남부 가오슝 싱다발전소의 폭발 사고로 발생한 화재로 인해 10일간 '전력시스템 경계운전통보' 경보를 내린 상황에서 다시금 발전 시설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 경보는 전기 공급 여유율이 6% 아래로 내려가는 위급 상황이 예상될 때 발동된다.
관계자는 "대만의 전력공급 여유율이 안전 기준인 15%보다 상당히 낮아진 가운데 저녁 최대 전력 사용 시간대의 공급 불안으로 제조업계가 긴급 상황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만 당국은 활용 가능한 모든 발전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고장으로 멈춰있던 대만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인 타오위안 다탄 화력발전소 1호기와 퉁샤오 화력발전소 9호기가 15일 정비를 완료하고 운전을 재개했으며, 비상용 싱다발전소의 3·4호기와 상업 운전이 종료된 제2·3 원자력 발전소의 디젤 발전기까지 가동해 전력공급 여유율을 간신히 6%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량치위안 대만 중앙대 석좌교수는 "작년에 전력공급 여유율이 10% 미만이었던 날이 119일이었다"며 "금년에는 전력공급 여유율이 7% 미만인 날이 이미 34일에 이르는 등 전력 공급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대만 언론들은 싱다발전소 화재 사건으로 인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 등의 전력 공급 부족 상황이 우려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만의 전력 생산은 석탄과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 발전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며, 오래된 송전망 역시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TSMC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기업들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정전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만 정부는 현재 전력 생산 구조에서 석탄 화력발전과 원자력 발전의 비율을 낮추고 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나, 첨단 반도체 산업의 급속한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안정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