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워싱턴이 러시아산 석유 구매 문제로 인도제품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며 중단됐던 양국 간 무역협상이 두 달 만에 다시 시작된다. 16일 현지시각 AFP통신과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외신에 의하면, 양국 협상단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통상협상을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지난 7월 중순 워싱턴에서 열린 5차례 협상이 결렬된 이후 처음이다. 당초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뉴델리에서 6차 협상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미측이 일방적으로 일정을 철회하면서 양국은 그동안 직접적인 대화를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NDTV 등 인도 매체들은 브렌던 린치 USTR 남아시아·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미국 협상단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의 한 소식통도 익명을 조건으로 린치 차관보가 전일 뉴델리에 입국했으며 이날 회담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앞으로의 본격적인 통상협상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협상 재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장벽 해소를 위해 인도와의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표명한 지 일주일 후에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대 강국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게시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역시 최근 협상 재개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모디 총리는 "우리는 긴밀한 우방이자 파트너"라며 "가능한 한 신속히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대해 인도와 중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요구했다는 해외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양국 간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장관은 11월까지 1단계 통상협상을 완료하는 것이 양국의 목표라고 발표했다.
앞서 워싱턴은 4월 인도에 대해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바 있고, 이후 5차례에 걸친 협상이 진행됐으나 미국산 농산물 관세 인하 문제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 요구를 둘러싸고 견해차를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상호관세를 1% 줄인 25%에 러시아와의 석유 거래에 따른 제재 관세 25%를 추가해 총 50%의 관세를 인도에 적용했다. 이는 미국이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율 중 최고 수준으로, 브라질에 적용된 세율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