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美연준 회의 앞두고 연일 신고가 경신

2025.09.16
국제금값, 美연준 회의 앞두고 연일 신고가 경신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국제 귀금속 시장이 다시 한번 역사를 새로 썼다. 현지시간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금 선물가는 온스당 3682.2달러로 마감되며 전일 대비 32.8달러(0.9%) 상승했다. 현물 금가격 역시 장중 온스당 3695.39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번 급등세는 연방준비제도가 16-17일 개최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것이라는 시장의 강한 기대감에 기인한다. 투자자들은 현재 4.25-4.50% 수준인 정책금리가 최소 0.25%포인트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지표에 따르면 이 같은 가능성이 96%에 달한다.

무이자 자산인 금의 특성상 미국채 실질수익률이 하락할 때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불확실성과 관세 부과 정책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달러화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는 대안 자산으로서 귀금속에 대한 수요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5년 들어 금값 상승률이 1979년 중동 석유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39%에 달하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가파른 상승 궤도를 그리고 있다.

국내 금 투자 열풍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골드바 판매실적은 이달 들어서만 37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달 전체 판매액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골드뱅킹 잔고는 1조2천억원을 넘어서며 계좌 개설도 30만개를 초과했다.

런던에서 고액자산가 대상 금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IBV 인터내셔널 볼츠의 숀 후이 대표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추가 가격 상승을 예상하며 매도보다는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중 보관시설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물 금 연계 ETF의 순자산도 올해 43% 급증하며 2014년 이후 최대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헤지펀드들의 원자재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독립성 훼손 시나리오에서 금값이 온스당 5천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극단적 전망을 제시했으며, 기본 시나리오로도 내년 중반 4천달러 도달을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견해를 제시하며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