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총재선거, 다카이치-고이즈미 2강 구도 확산

2025.09.15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 다카이치-고이즈미 2강 구도 확산

집권 자민당의 차기 총재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주요 경쟁자로 부상하며 양강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후계자를 뽑는 이번 선거는 다음달 4일 실시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이 13∼14일 전국 유권자 1,0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차세대 자민당 총재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29%의 응답률로 선두를 기록했다. 고이즈미 농림상이 25%로 그 뒤를 따랐으며, 여타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자민당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순위가 바뀌어 고이즈미가 33%, 다카이치가 28%를 얻었다.

교도통신이 앞서 11∼12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28.0%, 고이즈미 농림상이 22.5%를 획득하며 타 후보들과 상당한 격차를 벌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등은 모든 조사에서 10% 미만의 지지율을 보였다.

두 유력 후보는 정치적 배경과 개인적 특성에서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60대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나라현 출신이며 1993년 정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 철학을 계승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성 아베'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강경 보수 노선을 추구하며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해 왔다.

반면 고이즈미 농림상은 40대 남성 세습 정치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둘째 아들로 가나가와현 선거구를 이어받아 2009년 국정에 입문했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는 부부별성 제도 도입 등 진보적 정책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으나, 최근 8월 15일 광복절에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단행했다.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두 인물의 행보도 달랐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현 정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보수층 결집을 위한 지방 순회 활동에 집중했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이시바 정권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했고, 올해 5월 농림수산상 취임 후 쌀가격 안정화 정책을 주도했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공통적으로 '개혁 의지'를 주요 지지 근거로 제시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 지지자들은 개혁 의욕(85%), 정책 기대감(74%), 국가적 비전(73%) 순으로 선택 이유를 밝혔다. 고이즈미 농림상 지지자들은 개혁 의욕(89%), 메시지 전달력(88%), 인격적 자질(84%) 순으로 응답했다.

자민당 총재는 국회의원 295표와 당원 295표를 합친 총 590표 중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당선된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다수당 당수가 총리로 임명되는 관례에 따라, 신임 총재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야당의 분열로 인해 자민당 총재의 총리 취임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요미우리신문은 총재 선거까지 약 3주간의 시간이 남아있어 토론회 등을 통해 판세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초기 전망이 뒤바뀐 경우도 있어 최종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