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만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들이 다음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16일 공동 사설을 통해 "조 장관의 이번 방문은 특별한 시점에 이루어졌으며 다방면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면서 "양국 관계의 추가적인 개선과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매체는 APEC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적인 경제협력 기구로 규정하면서 "한중 양국이 지역적·글로벌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 광범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독행동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현실에서 자유무역과 경제 글로벌화의 옹호자이자 혜택을 받는 한중이 이번 기회를 통해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지역 협력 정신을 공동으로 창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매체는 조 장관의 방중이 '관례를 무시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조태열 전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중국 측이 한국을 방문할 차례였지만, 조 장관이 먼저 중국을 찾는 것을 두고 "정치적 관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발전을 추진하려는 한국의 주도적 의지를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근래 관세와 투자 배분 등의 이슈로 한국에 압력을 가하면서 한국이 균형외교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면서 "고위급 소통을 통한 한중관계 안정화로 한미 경제통상 갈등 발생시 완충 역할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 관계의 긍정적 변화 요인으로는 한국의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과 중국인 구조 중 순직한 한국 해경에 대한 양국의 공동 애도를 거론했다. 또한 "한국과 중국은 분리될 수 없는 인접국이자 협력 파트너"라면서 "현재 과거를 계승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복잡하고 가변적인 국제 정세 속에서 지역 구도의 외부 요인이 때로는 한중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럴수록 양측은 냉정함을 유지하고 제3자 요인에 의해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려가는 것을 회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들 매체는 한국 내 반중 정서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가 지속적인 실질적 조치를 통해 한국 내 중국인들의 정당한 권익을 확실히 보호하고 객관적이며 이성적인 대중 인식을 형성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