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놈 CEO, 미 보건부 장관에 "자폐증 유발 요소로 거론 금지" 요청

2025.09.14
타이레놈 CEO, 미 보건부 장관에 "자폐증 유발 요소로 거론 금지" 요청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제조업체 켄뷰 임시 최고경영자 커크 페리가 로버트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비밀 면담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생 요인으로 타이레놀을 거론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시간 12일 전했다.

이번 면담은 케네디 장관이 임산부의 타이레놀 사용과 태아 자폐증 발병 간의 잠재적 연관성을 담은 공식 문서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 이후 긴급하게 성사됐다. 해당 보도가 나온 직후 켄뷰 주식은 거래시간 중 9% 급락세를 보였고, 경영진은 정부 발표 내용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페리 최고경영자는 회동에서 기존 연구자료를 근거로 임신기 여성의 발열 치료에 있어서 타이레놀의 핵심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대신할 수 있는 안전한 대안 의약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와 미국 식품의약국은 임신 특정 시기에 이부프로펜이나 기타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같은 대체 약물 복용이 태아 기형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켄뷰는 공식 발표를 통해 "규제당국과의 일반적인 소통 절차에 따라 제품 안전성 관련 과학적 견해를 보건복지부 장관 및 관계자들과 공유했다"며 "아세트아미노펜 섭취가 자폐증을 야기한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는 국제 보건 감독기관, 독립적 공중보건기구, 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상반된 연구 결과가 공존하고 있다. 일부 연구진과 자폐증 환아 가족들은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으로 인해 자궁 내 태아가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될 경우 자폐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자폐증 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상반된 연구 성과도 발표되고 있다.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의사 상담을 전제로 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지속적으로 권장해왔으며, 최근에는 "근거가 부족한 최신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태아 발달 이상 간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는 부재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간의 확실한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았다"며 "수십 년간 가장 널리 활용된 해열진통제 중 하나로서, 정상 용량 복용 시 태아에게 심각한 해를 끼친다는 결정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케네디 장관은 이전에 자폐증 원인 규명 보고서를 9월까지 발표하겠다고 공언했으며, 백신 역시 자폐증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