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다섯 번째 이지스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이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지난 17일 모습을 드러냈다. 8200톤급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급 2번함으로 국내에서 설계되고 건조된 이 함정은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수상함 가운데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한다.

이날 행사에는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본부장 등 정부·군 관계자와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포함한 400여명이 참석했다. 해군 전통에 따라 진수줄 절단은 안 장관의 부인 심혜정 여사가 맡아 수행했으며, 이어 주요 참석자들이 오색테이프를 잘라 샴페인을 선체에 깨뜨리며 안전한 항해를 염원했다.

다산정약용함은 길이 170m, 폭 21m 규모로 기존 세종대왕급(7600톤급)을 능가하는 성능을 갖췄다. 최신형 이지스 전투체계 도입으로 탐지·추적 역량이 2배 이상 강화됐으며, 첨단 통합소나체계 적용을 통해 잠수함 탐지거리가 3배 가량 늘어났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기능도 한층 향상됐다.

특히 향후 SM-3·SM-6 등 장거리함대공유도탄과 함대지탄도유도탄을 탑재하게 되면 주요 전략목표에 대한 원거리 타격과 적 탄도미사일 요격이라는 이중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국산 기술로 개발된 첨단 통합소나체계와 장거리대잠어뢰, 경어뢰를 활용한 대잠전 능력을 보유하며, 최근 도입된 MH-60R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운용으로 대잠작전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추진체계 역시 기존 가스터빈 엔진 4기에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체계 2기를 추가해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수중 방사소음을 줄여 생존성을 향상시켰다.

안 장관은 축사에서 "다산정약용함은 대한민국의 첨단 과학기술력과 조국 해양 수호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성과"라며 "이제 우리나라가 전술국가가 아닌 전략국가로 도약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술국가는 모든 기술을 수입해서 제작하지만 전략국가는 기술을 생산하는 국가"라며 "대한민국의 강력한 해군력이 바로 전략국가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이지스 전투체계의 발상지인 미국조차 인정하는 우리나라의 최첨단 이지스함 건조기술이 다시 한번 입증된 순간"이라며 "앞으로도 8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해군의 위상을 더욱 드높이고 함정수출과 마스가 프로젝트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산정약용함은 앞으로 해양 기반 한국형 3축체계의 핵심전력이자 해군 기동함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함명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과 혁신의지를 계승하고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신뢰받는 해군력 건설 의지를 담아 제정됐다.

진수식을 마친 다산정약용함은 시운전과 각종 시험평가를 거쳐 2026년 말 해군에 인도되며, 전력화 과정을 완료한 후 기동함대사령부에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