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징역 2년 구형을 받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법사위 사퇴 요구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런 논리라면 대법원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정청래 대표가 전날 SNS를 통해 나 의원을 향해 '이해충돌이니 법사위를 스스로 떠나라'고 주장한 데 대해 나 의원은 "터무니없는 말을 하지 말고 대통령 재판이나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시 받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책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정청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금 퇴진하라고 주장했다는 의미냐"며 가세했다.
나 의원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패스트트랙 사건의 진상을 재차 해명했다. 그는 "애초에 기소도 재판 진행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2019년 민주당이 좌파 장기집권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연동형 비례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당시 '빠루' 논란에 대해서는 현장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민주당과 국회의장이 해머와 빠루를 국회에 가져와 의회를 폭력의 현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롭게 구호 제창과 연좌농성을 벌였을 뿐인데, 문틈으로 들어온 빠루를 압수해 폭력의 증거로 제시한 내 모습을 '나빠루'라며 폭력정당 이미지를 우리에게 덧씌웠다"고 항변했다.
나 의원은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우리 당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박찬대 의원이 빠루로 문을 부수는 것을 지휘했고, 빠루와 해머로 문을 뜯은 것은 민주당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같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16차례 기일을 변경하거나 연기했는데 우리는 5번만 불가피하게 연기했다"며 "우리가 훨씬 성실하게 재판에 임했음에도 우리만 재판받지 않는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나 의원은 "패스트트랙 기소는 의회독재를 가속화시키는 데 활용됐다"며 "검찰 해체를 넘어선 대법원장 사퇴, 내란재판부 등 위헌적 주장을 서슴지 않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침묵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국회의원으로서 헌법상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폭력성과 이중성을 낱낱이 드러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철규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고발 예고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수사 결과 범죄에 연루됐다면 즉시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