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논란 속 조국 비대위 출범..."회유시도는 3차가해" 비판 확산

2025.09.14
성비위 논란 속 조국 비대위 출범..."회유시도는 3차가해" 비판 확산

조국혁신당이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가운데,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으로 극복을 시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거센 역풍에 직면해 있다.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혁신당의 지지율은 2%대로 추락했고, 창당 핵심 인물들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발생한 두 건의 성비위 사건이었다. 당직자 A씨로부터 장기간 성희롱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당에 신고했으나 미온적 처리에 그쳤고, 강미정 전 대변인도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며 "당이 피해자 절규를 외면했다"고 폭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규원 전 사무부총장의 "성희롱은 범죄가 아니다"는 발언 등 당권파의 2차 가해 논란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결국 전임 지도부가 7일 집단 사퇴하며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선출 과정에서도 의원총회가 3일 연속 열리며 찬반 의견이 6대6으로 팽팽히 갈리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일부 의원들은 "조국의 평판을 지켜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결국 "대안이 없다"는 불가피론이 우세해졌다. 이는 '조국 1인 정당'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다.

조 위원장은 강미정 전 대변인의 복당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강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복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정중히 사양한다"고 거부했다. 그는 "제 이름이 불리는 것조차 또 다른 상처로 이어지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와 회복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조 위원장의 복당 제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성비위 사실을 드러낸 인물을 당직으로 달래려 한 것 자체가 증언자에 대한 3차 가해"라며 "그 제안을 언론에 흘려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 것은 4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 전 대표가 과거 저서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인용했는데, '84년생 강미정'에게 어떻게 대하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당 비대위는 15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피해자 측은 "구체적 대책 없이는 면담이 곤란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 측 대변인은 "기자회견 이후 2차 가해가 심해져 감정적으로 힘든 상태"라며 "명예회복과 추가 피해 방지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성비위 가해자와 2차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가 가능하도록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비대위 구성에서도 외부 인사를 포함해 쇄신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부위원장으로는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조 위원장의 '위선'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무책임한 태도를 통렬히 반성하고, 가까운 인사라도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으로서는 11월 전당대회까지 성공적인 쇄신을 통해 당대표 복귀와 지방선거 대비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국과 혁신당의 정치적 운명이 앞으로 두 달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