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부는 15일 이재명 정부의 첫 주유엔대사로 차지훈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공식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주유엔대사는 아그레망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즉시 임기가 시작된다.
신임 차 대사는 사법시험 28회, 사법연수원 18기로 이 대통령과 동기 관계다. 연수원 재학 중에는 이 대통령과 함께 학회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0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공선법 위반 사건에서 변호인단으로 활동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1963년 전남 순천 출신인 차 대사는 순천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국제연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국가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원, 법무부 국제투자분쟁 법률자문위원, 예보 글로벌 법률자문위원,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인 등을 지냈다.
차 대사는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는 9월에 부임하게 되어 곧바로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오는 23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이 대통령을 수행하며 국제 외교무대에 첫 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비외교관 출신의 대사 임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은 다자외교 현장에서 국제 사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데 무책임한 인선"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외교 경험이 없는 사적 변호인을 국제무대에 내보내는 것은 국익을 해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외교관 출신이 주유엔대사에 임명된 것은 1990년 검사 출신 현홍주 대사 이후 35년 만이다. 유엔대사는 복잡한 다자외교 현장에서 각국 엘리트 외교관들과 협상해야 하는 자리로, 통상 베테랑 외교관들이 파견되어왔다.
특히 한국이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고 있고, 북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외교 경험이 부족한 인사의 임명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