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사용 13.2세 첫 노출…아시아 7개국 공조체제로 원천 차단 나서

2025.09.15
청소년 마약 사용 13.2세 첫 노출…아시아 7개국 공조체제로 원천 차단 나서

청소년 대상 마약류 사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정부가 국내외 종합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첫 공식 조사에서 평균 13.2세에 마약류를 처음 접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보윤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청소년 마약류 실태조사를 위한 조사설계 및 시범조사' 자료에 따르면, 만 14~24세 전국 청소년과 초기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에서 불법마약류 사용 경험자가 총 23명(1.3%)으로 집계됐다. 이는 100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수치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불법마약류를 처음 사용한 연령이 평균 13.2세라는 사실이다. 연령대별로는 14~16세가 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첫 사용 이유로는 '의사의 처방·질병 치료 목적'이 3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처방전 없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ADHD 치료제, 마약성 진통제 등 처방약물류의 오남용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처방약물류를 처방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05명(11.2%)이었고, 이 중 75명이 처방약물을 '오용했다'고 응답했다. 인천 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은 "10대 사이에서 ADHD약이나 다이어트 약을 오남용하는 방법이 족보처럼 전해지고 있다"며 "합법적 처방을 받아 남용하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받아 정부는 다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마약 던지기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마약에 만약은 없어'라는 문구가 새겨진 노란 조끼를 입은 점검반이 건물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폈다. 점검반은 화분, 우편함은 물론 TV 단자함, 양수기함까지 내시경 카메라를 동원해 꼼꼼히 확인했다.

국제적 공조 체제도 강화되고 있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는 16일 서울에서 아태지역 주요 7개국과 '아시아 마약정보협력체' 제2차 총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동남아 5개국으로 시작된 협력체는 올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포함해 참가국이 확대됐다.

협력체는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에서는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공급 총책을 현지에서 검거할 수 있었다. 올해 6월에는 말레이시아와의 협력으로 신종 마약 에토미데이트 공급 총책인 싱가포르인을 현지에서 체포해 국내 대량 밀반입을 차단했다.

지역 차원의 예방 교육도 확산되고 있다. 관세청 관세인재개발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소재 6개 학교에서 140여 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마약예방 교실'을 운영했다. 충북도는 음성군에서 외국인 자율방범대가 직접 참여하는 마약 예방 캠페인을 펼쳐 언어 장벽을 넘어선 실질적 효과를 거뒀다.

대검찰청 '2024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사범 2만3022명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60.8%로, 2023년 54.5%보다 6%포인트 증가했다. 마약 범죄의 저연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종합적 대응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마약 문제가 우리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협력체를 중심으로 각국과 공조를 강화해 마약으로부터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